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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

펄스의 게슈탈트 상담

by 담소꾼 2023. 9. 19.

'게슈탈트'란 독일어로 형태나 모습이라는 뜻으로, 게슈탈트치료 창시자인 펄스는 게슈탈트라는 개념을 치료영역으로 확장하였습니다. 펄스의 게슈탈트는 '개체가 환경을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의미 있는 형태로 조직화하여 지각한 것'을 뜻합니다. 이것은 개체가 환경을 지각할 때 각각의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여 지각한다는 것입니다. 게슈탈트 이론은 상호작용과 통찰력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이며 개별 요소보다는 전체적인 형태와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펄스의 게슈탈트 상담이론에 대한 인간관, 주요 개념, 상담목표와 상담기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게슈탈트 상담이론의 인간관

펄스는 인간을 현상학적 존재이자 실존적 존재로서 게슈탈트를 끊임없이 완성하며 살아가는 유기체로 보았습니다. 게슈탈트치료는 내담자가 지각하는 현실에 초점을 두어 각 개인이 자신의 운명에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단순히 부분의 합이 아닌 자신의 경험, 감정, 행동, 사고 등을 통합하여 전체적인 구성과 형태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것보다 현재의 상황과 경험에 집중하여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것을 인식하고 탐구합니다. 현재의 경험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서 개인의 문제해결과 성장을 이루어내는 데에 초점을 둡니다. 

2. 게슈탈트 상담이론의 주요 개념

접촉(contact)은 게슈탈트이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으로 사람들은 접촉에 의해서 성장하고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경험하게 하는 접점을 의미하고, 접촉과 자각은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써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펄스는 인간의 자각이나 알아차림을 통해 접촉 결여를 중요한 문제로 보았습니다. 알아차림은 게슈탈트의 형성을 촉진하여 명료한 전경으로 떠올리는 행위이고, 접촉은 게슈탈트의 해소를 증진하기 위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접촉은 개인의 성장과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건강한 삶을 위한다면 게슈탈트의 완성을 통한 게슈탈트의 순환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here and now)는 현재의 경험과 인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현재의 순간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탐구해야 함을 중요시한 것으로 펄스의 큰 공헌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보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 대비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와 관련된 과거를 무시할 순 없지만 과거의 일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여기거나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은 자신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요소가 됩니다.

전경과 배경(figure and ground)은 게슈탈트 상담에서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지각하는 것을 비유하여 설명합니다. 전경은 개인이 주의를 집중하는 대상이자 관심의 초점이 되는 부분이고, 배경은 전경을 둘러싼 주변의 인지적 요소로 관심 밖으로 물러나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전경으로 떠올랐던 게슈탈트가 해소되면 배경으로 사라지고 그다음 관심사가 전경으로 떠오릅니다. 전경과 배경의 순환이 잘 이루어진다면 인간은 순간순간 자신에게 중대한 게슈탈트를 잘 인지하여 전경으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경과 배경의 구분이 모호하다면 자신의 행동 목표가 불분명해지고 매사에 혼란스러움이 가중됩니다. 전경과 배경의 순환은 알아차림과 접촉을 통해 이뤄지는데 알아차림은 게슈탈트의 형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고, 접촉은 게슈탈트의 해소와 관련됩니다. 따라서 알아차림과 접촉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어느 순간에 관심의 초점이 되는 전경으로 떠올림으로써 게슈탈트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는 우리의 의식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무의식 속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끊임없이 해결을 요구하며 지금 현재의 삶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게슈탈트 상담에서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러운 교체는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를 완결하여 배경으로 물러나게 하고 다시 새로운 게슈탈트가 형성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라고 하는데 건강한 개체는 이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완결되지 않은 게슈탈트를 미해결 과제라고 합니다. 미해결 과제가 쌓이면 자신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게 되어 심리적 혹은 신체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게슈탈트 상담에 있어서 미해결 과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해결 과제를 위한 변화에 필요한 것을 실행하기보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정서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피는 그들을 고통 속에 머물러 있게 하고 극복의지를 펼치지 못한 채 성장가능성을 방해합니다. 

3. 게슈탈트 상담목표

게슈탈트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가 삶의 주체자로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접촉을 통해 게슈탈트를 완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담자의 불안감을 삶의 일부분으로 수용하도록 도우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타인과도 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조력합니다..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여 그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게 맞는 지금 현재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내담자의 다양한 감정이나 욕구를 명료히 알아차리고 게슈탈트적인 완성을 경험함으로써 자아의 조화와 일체성을 이루도록 돕습니다. 내담자가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적 문제들에 대해서 접촉을 통한 자각으로 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것입니다. 

4. 게슈탈트 상담기법

내담자가 사용하는 모호한 단어들 대신에 자신의 성장에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게 합니다. 언어는 우리의 감정과 사고, 태도를 표현하기 때문에 말하는 습관을 바꿔줌으로써 자신의 욕구나 감정에 대한 책임의식을 자각할 수 있게 됩니다. 내담자의 신체행동은 그 순간에 개인의 자발적인 표현이므로 그의 신체행동에 대해 주목합니다. 내담자의 신체행동이 언어적 표현과 일치하지 않을 때 불일치에 대해 자각하게 하고 내담자가 말하는 것과 일치하는 신체행동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조력합니다. 과장된 제스처나 자세를 통해 의사소통을 명확하게 하거나 반복적으로 과장된 행동을 함으로써 감정을 더 강렬히 경험하도록 합니다. 이것은 빈 의자 기법, 상상 속의 상대에게 대화를 나눔으로써 감정의 충돌이나 내면의 갈등을 시각화하여 이를 탐구하거나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빈 의자 기법은 양극성을 통합하는 것이 목적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내담자가 가진 내적 갈등이나 대인 관계 갈등을 극복하게 합니다.    

게슈탈트는 책임감을 강조하여 내담자의 책임회피를 직면시켜 그들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인식하도록 돕습니다. 펄스는 꿈이 내담자의 욕구나 감정에 대한 투사라고 가정했으며 꿈을 분석하지 않고 그 꿈이 일상에서 현재 일어난 것처럼 행동화시킵니다. 내담자가 억압과 회피의 감정을 만나서 통합을 이끌도록 하여 꿈의 실존적 메시지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도록 도와줍니다. 

 

게슈탈트 상담치료는 개개의 경험과 요소를 전체적으로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 하였고, '여기와 지금'에 집중하여 내담자의 현재 경험과 상황을 탐색하여 내담자의 현재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내담자의 문제해결과 성장을 도왔습니다. 개인에게 실존적 의미를 경험하게 하였고, 꿈의 실존적 메시지를 발견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러나 통합적인 이론체계가 정립되지 못했고, 깊은 탐구와 변화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나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는 제한적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인지적 측면이 고려되지 않아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나 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다른 치료법과 통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한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